
미국 원주민
미국 Native American
미국에서는 매년 10월 2번째 월요일을 콜럼버스 데이라는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을 경축하는 날이다.
하지만 전미교회협회(National Council of Churches)가 “콜럼버스 데이가 축하의 시간이 아니라 반성과
참회의 시간이 돼야한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이제 미국의 역사도 정복자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원주민의 입장에서도 고찰되어야 할 때이다.
미국 원주민의 생활
흔히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원뿔형 천막집에 기거하면서 말을 타고 버펄로를 사냥하며 생활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원주민의 생활양식은 기후와 지형에 따라, 음식, 의복, 주거, 예술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버펄로를 사냥하며 가죽으로 만든 원추형 천막에 사는 부족은 중부, 서부 평원지대에 사는 유목부족이었다.
서부 지역 부족들은 낚시와 사냥으로 생계를 이어갔으며, 숲에서 통나무를 잘라 집을 짓고 토템상을 만들었다.
동부 해안지대에 살았던 부족들은, 농사와 사냥, 식물 뿌리나 견과류를 채집하여 생활했으며, 나무껍질이나 나뭇잎으로 집을 지어 생활했다.
매우 뜨겁고 건조한 토지에 나무가 거의 없는 남서부 지역 원주민들은 진흙벽돌로 집을 지었으며,
옥수수를 재배하고 사슴을 사냥하고 양을 기르며 생활했다.
원주민 강제이주 정책
미국의 경우 서부에 금광이 발견되면서 동부 정착민들이 서부로 많이 몰려갔다.
많은 인구의 서부 유입으로 도시가 형성되고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기 위해 철도를 깔게 됨으로써 원주민이 살던 곳의 삼림과 땅은 훼손되어갔다.
그 과정에서 유럽 정착민들은 원주민을 미개하다는 이유로 학살하고 땅을 넓히기 위해 그들을 내몰았다. 원주민의 선택지는 두 개였다.
미국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동화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별도로 지정된 거주구역으로 들어가 살아야 했다.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선택지는 그 이상 주어지지 않았다.
원주민 보호구역
원주민 보호구역은 미국전역에 310개소이며, 보호구역 면적은 한반도 면적보다 넓은 225,410평방킬로미터이다.
현재 미국 내에는 202개의 원주민 종족들이 존재한다.
원주민의 대부분이 보호구역 시설 내에서 정부의 혜택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학교는 전부 장학금을 받아 무료로 다니고 있다.
하지만 나이든 계층은 마약, 음주, 사냥 등 소일거리로 지내고 있다.
또 대부분 주정부가 시설 내에서 무료하게 지내도록 하는 데에 필요한 지원만 하고 있으며,
직업 알선 등 자립을 위한 적극적 지원을 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나마 규모가 큰 보호구역은 자체적으로 관광 상품을 만들어 그 수입으로 연명하는 곳도 있다.
현재 2008년 기준 150만 명 정도의 원주민이 보호구역 내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종족별 언어만 해도 300여종이나 되지만 제대로 전통을 유지하며 살고 있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원주민 과거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사죄
2010년 미국 정부는 미국 초기 정부가 원주민을 탄압하고 강제로 이주를 시킨 사실에 관해 사과하였다.
호주가 2007년에 원주민에 사과한 담화를 발표한 것보다 3년이나 늦은 시점이다.
2010년 샘 브라운 백 공화당 상원의원은 워싱턴 DC의 의회묘지에서 진행된 원주민 부족 행사에서
미국 정부의 잘못된 정책 및 폭력행위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낭독했다.
이 결의안은 2004년부터 추진되어 왔으나, 2010년에 되어서야 오바마 대통령이 결의안에 서명하였다.
결의안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과거 미국 정부에 의한 폭력, 탄압, 강제 이주로 점철된 역사에 대한 사죄와
원주민 자치구가 빈곤과 질병, 법의 보호로부터 방치된 부분들을 바로 잡겠다는 내용이다.
원주민 자치주는 미국 법 효력이 발생하지 않아, 마약, 폭력 문제가 많이 발생했는데 오랫동안 방치되다 보니 많은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다.
새로운 결의안에 따라 원주민 부족들은 자체적으로 범죄와 싸울 수 있는 보다 넓은 권한을 갖게 되었다.
미국 원주민 현황
미국에서 원주민은 1928년에 시민권을 얻었다.
21세기 초 원주민은 미국에 약 300만 명 거주하고 있고 혼혈을 포함하면 500만 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100만 명 이상이 원주민 보호구역에 거주한다. 원주민 보호구역 내의 사회 문제는 상당히 심각한 편인데,
가령 사우스다코타 주의 파인 리지 원주민 보호구역의 경우 인구의 절반이 빈곤층이며 80%가 실업자고
1인당 소득도 $6,000 정도에 불과하며, 평균 수명도 50세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범죄 문제도 존재하는데 가령 알래스카의 원주민 여성 성폭행 피해율은 미국 평균의 12배에 달한다고 한다.
작은 사회인데다 종족 보존이라는 명분이 원주민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억눌러 생겨나는 비극으로,
인종학살을 당한 민족의 서글픈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원주민 보호구역들은 자치구역으로 인정받는다.
그래서 연방정부에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며, 어느 정도 연방법에서 자유롭고, 자기들만의 법을 유지할 수 있다.
의료 부문도 일반적인 미국 시민들과는 달리 연방정부 소속 준군사조직인 연방공공보건서비스부대의 공공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
개인이 연방 정부에 대해 투표를 할 자격은 없고, 만약 투표를 원한다면 자치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
보호구역에서는 카지노를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에 카지노를 유치·운영하는 보호구역들이 많이 있다.
면세 혜택을 받으면서 카지노 등을 통해 부를 이뤄 원주민 학교 및 장학금, 복지기금 같은 것을 조성하는 등 잘 살고 있는 사람도 일부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하급 직종에 종사하는 실정이다.
카지노로 돈을 많이 벌어도 변호사 단체 같은 곳에 수익의 일정 부분을 납부해야 해서 실제 원주민이 가지는 순수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원주민 부족들은 보호구역 안에 카지노를 유치하는 데 공을 들인다.
카지노라도 없으면 당장의 생계가 막막해지기 때문이다.
한 예로 카지노를 유치하기 전의 원주민 보호구역 실업률은 50%에 달했고,
성인 남자들 대부분은 술과 마약에 중독되어 가족들에게 수시로 폭력을 휘두르는 등 원주민들의 삶은 어려웠다.
그러나 카지노를 유치하고 나자, 원주민 보호구역의 실업률은 4%로 떨어졌다.
카지노를 유치하려는 원주민들의 염원을 가볍게 질타할 수만은 없는 대목이다.
이처럼 생존을 카지노에 의존해야만 하는 데까지 이른 미국 원주민 사회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을 지니고 있다.
첫째, 실업률이다.
미국 원주민들의 평균 실업률은 80%에 달한다. 원주민 사회에서 취업의 기회를 마련하기 힘든 이유는
연방법과 원주민 자치법의 갈등으로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산업들을 유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둘째, 의욕상실이다.
한때 평원을 누비던 기상과 자유분방함을 보여주었던 원주민들은 미국과의 투쟁에서 패배당한 아픈 기억을 지니고 있다.
오랫동안 토지수탈과 강제이주를 겪어오면서 그들만의 역사, 전통, 종교를 미개한 것으로 매도당해 왔다.
또 1930년까지 투표권이 없었을 만큼 눈에 보이는 차별정책과 보이지 않는 사회적 제약을 받았으며
보호구역 내로 주거제한을 당하면서 희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셋째, 알코올 및 마약 중독이다.
특히 보호구역은 미국 연방법의 효력이 정지된 곳으로서 마약의 거래가 쉽게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넷째, 도박 문제이다.
현재 미국의 도박업에 관한 법률은 주정부의 소관으로 되어 있고, 대개의 주에서는 도박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원주민 보호구역은 「법 효력 정지지구」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예외라 할 수 있다.
이런 배경으로 원주민 보호구역에 도박장 설립이 가능하게 되었다.
다섯째, 건강 문제이다.
나쁜 주거 환경으로 인한 높은 질병률, 절대적으로 낮은 의료 혜택,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한 식생활
스타일의 변화와 불균형적 영양관리,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그들을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여섯째, 높은 자살률이다.
앞에서 말한 사회적 이유들로 인해 미국 원주민들은 자존감을 잃은 상태이며, 심한 경우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